절묘한 호흡을 들려주는 피아니스트 헬무트 도이치(왼쪽)와 소프라노 황수미.
[사진 제공=WCN]
2013년 3월 이탈리아 몬테풀치아노에서 열린 오스트리아 성악 반주 대가 헬무트 도이치(70)의 마스터 클래스. 그의 시선은 소프라노 황수미 씨(29)에게 머물렀다. 단순한 학생이 아니었다. 프로 성악가 못지않게 굉장한 집중력을 보였다. 황씨가 재학 중인 뮌헨 국립음대 교수여서 우연히 마주친 적은 있지만 노래를 제대로 들어본 건 처음이었다.
지난해 세계 3대 경연대회인 벨기에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다시 황씨를 만났다. 당시 도이치는 심사위원이었다. 우열을 가리기 힘들었지만 대부분 심사위원들이 황씨를 우승자로 결정했다.
도이치는 "그때 수미가 부른 아리아를 잊지 못한다. 천 번 넘게 부른 것처럼 자연스러웠다"고 기억했다.
그는 콩쿠르가 끝나자 마자 황씨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국내에서 열리는 `헬무트 도이치와 한국 성악가들이 함께하는 예술가곡 여행` 무대에 함께 서 달라고. 26일 오후 7시 30분 서울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다. 지난 3월 독일 본 독창회에서 첫 호흡을 맞췄고 오는 10월 28일 영국 런던 위그모어홀 무대도 예정돼 있다. 내한 공연을 앞둔 두 사람을 서울 반포동 호텔에서 만났다. 서로에 대한 신뢰가 깊었다.
도이치는 "수미를 처음 봤을 때 말도 잘 안 하고 차가운 사람인 줄 알았다. 그런데 노래에 모든 감정을 담고 있었다. 대가 못지않은 표현력에 놀랐다. 원하는 음악이 분명하며 모든 노래 가사를 정확하게 전달한다"고 극찬했다. 그는 빈 국립 음대를 졸업한 후 50년 넘게 성악 반주만을 고집해 왔다. 제자인 테너 요나스 카우프만, 소프라노 바바라 보니, 바리톤 마티아스 괴르네 등 세계 정상 성악가들의 노래에 날개를 달아 줬다. 현재 빈·뮌헨·잘츠부르크·프랑크푸르트 국립 음대 교수로 재직할 정도로 독보적인 존재다.
황씨는 "선생님의 연륜과 경험, 성악 테크닉까지 배울 게 많다. 원래 반주에 영향을 받지 않는 스타일인데 선생님과 리허설한 후 다른 경지를 느꼈다. 피아노 연주 호흡과 깊이가 다르더라"며 존경을 표했다.
그는 콩쿠르 우승 후 탄탄대로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 본 오페라극장 전속 가수가 되자 마자 오페라 `마술피리` `투란도트` `진주조개잡이` `리날도` 주인공으로 공연하고 있다.
황씨는 "콩쿠르 우승자라는 타이틀을 걸고 오니까 더 부담된다. 그 무게를 책임져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두 사람이 의논해 결정한 이번 독창회 프로그램은 슈베르트 `가니메트`, 볼프 `뫼리케 가곡집` 중 `봄노래`, 라흐마니노프 `꿈`, 알반 베르크 `7개의 초기 가곡` 중 `밤` ,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아무것도 아니다` 등이다.
도이치는 황씨 외에도 지난 14일 테너 김세일, 지난 19일 바리톤 송시웅, 22일 소프라노 김남영의 노래를 반주했다. WCN(대표 송효숙)이 이번 공연을 기획했다.
도이치는 성악 반주의 미덕에 대해 시를 좋아해 가곡 반주에 집중하고 있다. 두 사람이 음악을 만드는 과정이 즐겁다. 배려와 양보가 필요하다. 인생처럼"이라고 했다.
[전지현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수미 노래는 천 번 부른 것처럼 자연스러워"
황수미 "도이치는 호흡과 깊이가 다른 최고 반주자"
슈베르트·알반 베르크 가곡 노래…26일 예술의전당
도이치는 "그때 수미가 부른 아리아를 잊지 못한다. 천 번 넘게 부른 것처럼 자연스러웠다"고 기억했다.
그는 콩쿠르가 끝나자 마자 황씨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국내에서 열리는 `헬무트 도이치와 한국 성악가들이 함께하는 예술가곡 여행` 무대에 함께 서 달라고. 26일 오후 7시 30분 서울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다. 지난 3월 독일 본 독창회에서 첫 호흡을 맞췄고 오는 10월 28일 영국 런던 위그모어홀 무대도 예정돼 있다. 내한 공연을 앞둔 두 사람을 서울 반포동 호텔에서 만났다. 서로에 대한 신뢰가 깊었다.
도이치는 "수미를 처음 봤을 때 말도 잘 안 하고 차가운 사람인 줄 알았다. 그런데 노래에 모든 감정을 담고 있었다. 대가 못지않은 표현력에 놀랐다. 원하는 음악이 분명하며 모든 노래 가사를 정확하게 전달한다"고 극찬했다. 그는 빈 국립 음대를 졸업한 후 50년 넘게 성악 반주만을 고집해 왔다. 제자인 테너 요나스 카우프만, 소프라노 바바라 보니, 바리톤 마티아스 괴르네 등 세계 정상 성악가들의 노래에 날개를 달아 줬다. 현재 빈·뮌헨·잘츠부르크·프랑크푸르트 국립 음대 교수로 재직할 정도로 독보적인 존재다.
황씨는 "선생님의 연륜과 경험, 성악 테크닉까지 배울 게 많다. 원래 반주에 영향을 받지 않는 스타일인데 선생님과 리허설한 후 다른 경지를 느꼈다. 피아노 연주 호흡과 깊이가 다르더라"며 존경을 표했다.
그는 콩쿠르 우승 후 탄탄대로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 본 오페라극장 전속 가수가 되자 마자 오페라 `마술피리` `투란도트` `진주조개잡이` `리날도` 주인공으로 공연하고 있다.
황씨는 "콩쿠르 우승자라는 타이틀을 걸고 오니까 더 부담된다. 그 무게를 책임져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두 사람이 의논해 결정한 이번 독창회 프로그램은 슈베르트 `가니메트`, 볼프 `뫼리케 가곡집` 중 `봄노래`, 라흐마니노프 `꿈`, 알반 베르크 `7개의 초기 가곡` 중 `밤` ,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아무것도 아니다` 등이다.
도이치는 황씨 외에도 지난 14일 테너 김세일, 지난 19일 바리톤 송시웅, 22일 소프라노 김남영의 노래를 반주했다. WCN(대표 송효숙)이 이번 공연을 기획했다.
도이치는 성악 반주의 미덕에 대해 시를 좋아해 가곡 반주에 집중하고 있다. 두 사람이 음악을 만드는 과정이 즐겁다. 배려와 양보가 필요하다. 인생처럼"이라고 했다.
[전지현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